한발 늦은 수소 정책…한국, ‘수소경제’ 주도권 잡을 수 있을까
한발 늦은 수소 정책…한국, ‘수소경제’ 주도권 잡을 수 있을까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8.09.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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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수소사회 선점하자”…H2WORLD 2018, 10월 개최
최근 정부는 화학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를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소법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성장 3대 전략 중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하고, 수소산업 육성 방안 로드맵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나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안전 기준 및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프라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우리나라는 진행 속도가 상당히 더딘 실정이다. 이에 한국이 가장 먼저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하고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 각국은 수소경제 사회 진입을 위해 수소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가장 먼저 주도권을 잡겠다는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지난 17일 국회 주도로 수소법 입법 공청회를 개최하고,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산업 육성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추진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민간 협의체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등은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분야 국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수소 산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경남 창원서 개최되는 ‘창원국제수소에너지전시회&포럼(H2WORLD 2018)’은 수소‧연료전지 분야만을 특화한 국제 규모 전시회로 이를 통해 ‘수소사회(Hydrogen Society)’를 견인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현황과 향후 정책 방향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 수소산업 육성 방안 로드맵 올해 말까지 마련
 
H2WORLD 2018 오인환 조직위원장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시회는 수소에너지 기술과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시장을 연결하고, 포럼은 기술 시장 정책 현황을 공유해 인적 네트워크가 확대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매년 이어가 전 세계 수소전지 엑스포로 발전시키고 미래 수소사회 밑그림을 그리는 장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H2WORLD 2018’은 전 세계 8개국 74개 국내외 수소‧연료 전지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포럼 역시 다양한 주제가 예정돼 있어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는 현대자동차 모빌리티관에는 3세대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차 ‘넥쏘’ 등이 전시된다. 특히 넥쏘는 실물 차량과 차량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는 절개형 차량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련 공기업과 이엠솔루션, 광신기계공업, 지티씨 등 수소충전 인프라 제조업체들도 다양한 수소충전 장비와 기술을 선보인다.
 
해외기업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연료전지 기술 강국인 캐나다는 다양한 수소 연료전지 제품군을 보유한 하이드로제닉스(hydrogenics)를 비롯, 5~6개 전문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호주도 글로벌 기업인 우드니사이드(Woodside)를 포함한 3~4개 기업 및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중국은 현지 수소‧연료 전지 관련 기업들이 참가해 국내 수소산업 기술 등을 국내 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H2WORLD 조직위원회는 메인 컨퍼런스 외에도 미래 수소, 수소 RD&D, 연료전지 등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는 국내 수소 전문가를 비롯, 해외 연사가 초청돼 글로벌 수소 연료전지 산업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행사 개최일인 10일 전시회장 주변에서는 ‘넥쏘’ 30여 대가 차량 퍼레이드를 펼치고, 액화수소 전문기업인 하이리움산업은 직경 3m의 대형 사이즈인 수소연료전지 드론을 직접 띄울 예정이다.
 
장봉재 한국수소산업협회장은 “지금까지 수소경제 사회로 진입한 나라는 아직 없다”면서 “누가 먼저 수소연료전지를 만들고, 수소 덤프트럭‧ 굴착기를 개발해 보급하느냐가 결국 수소산업의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 특성에 맞는 수소 전략을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소 경제 주도권 잡기 위해 세계 각국 치열한 경쟁 돌입
 
수소에너지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주요국의 수소산업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수소사회 진입’ 및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소산업 확장’ 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민관합동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 수소연료전지 실증 및 관련법 개정을 통해 보급 및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도쿄시는 2020년까지 수소차 6000대, 수소충전소 35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중국도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7년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버스 생산기지를 완공한 중국은 전기차의 보조금은 축소시켰어도 수소차 보조금은 유지하기로 했다. 또 중‧대형 화물 차량에는 50만 위안의 정부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 2025년까지 5만대와 수소충전소 300기 보급 등의 목표를 정하고 수소 인프라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의 27%를 수소차로 보급할 예정이다. 또 수소충전소 100기가 구축되는 시점까지 매년 최대 2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유럽도 수소 및 인프라, 수소차에 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2023년까지 수소충전소 400기‧수소차 5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속도로 90Km마다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영국은 2030년에 수소충전소 1150기‧수소차 16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2015년 12월 환경친화적자동차 보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수소차 9000대, 충전소 80기를 목표로 세웠지만, 그 이후에 현실적인 후속 조치는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월에야 국회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수소충전소 설치 및 운영 지원이 가능해졌다.
 
민간 업체에 의한 수소차 기술 또한 최고로 꼽히지만, 정부의 지지부진한 지원에 이 마저도 제대로 보급되지 못한 실정이다. 수소충전소 운영도 다른 나라에 비해 사업 추진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가 수소차 활성화에 먼저 팔을 걷고 나섰다.
 
특히 울산과 창원은 수소충전소 및 수소차 보급에 적극적이며, 인천‧대전도 수소차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수소 시내버스 1대를 운행 중이며, 인천시 경기도와 함께 2027년까지 모든 버스를 수소‧전기버스 등의 친환경 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울산은 2030년까지 시내버스 40%, 2035년까지는 100% 수소버스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창원은 2022년까지 수소버스 50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소 융복합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 세미나에서 박진남 경일대 교수는 “수소버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초기에 집중적인 수소충전소 보급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가격 구조는 민간사업자가 수소충전소 사업에 진입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초기 적자를 감당할 수 있도록 운영비 지원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스위스와 수소 전기트럭 1000대 공급 계약 체결
 
한편 같은 날(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차 수소위원회 총회’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소 수요가 500만 톤에서 최대 700만 톤으로 확대되고, 수소연료전지는 550만 개에서 최대 650만 개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수소가 디지털을 만나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전반적인 에너지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50년까지 2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맥킨지는 “수소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으며, 충전이 용이해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술이 100만 대에서 최대 150만 대의 자율주행 택시, 30만 대에서 최대 70만 대의 자율주행 셔틀 등에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약 300만 대에서 최대 400만 대에 이르는 트럭과 밴에 수소 기술이 들어가고, 4000대에서 8000대의 수직이착륙 항공기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수소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소전기차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연료전지 스택, 수소공급‧저장 장치 등 핵심부품의 성능 및 기술력도 향후 수소차 시장 판도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료전지 스택은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차량의 동력원인 전기를 발전시키는 장치로, 일반 내연기관으로 봤을 때 차량엔진 역할을 하는 수소전기차의 첨단 핵심제품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이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내 수소전기차 주요 핵심부품 개발은 물론, 생산부터 시스템 조립까지 전용 생산 공장에서 일괄 양산하는 종합생산체제를 갖췄다.
 
현대차그룹이 대단위 일괄 생산체제를 공격적으로 구축한 것은 부품 내재화를 통해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한 합리적 가격과 강화된 성능으로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겨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수소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장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소트럭을 개발, 지난 14일 수소트럭의 렌더링(컴퓨터그래픽)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으며, 독일 국제 상용차 박람회(IAA Commercial Vehicles 2018)에서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과 수소 전기트럭 1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친환경차 대비 높은 에너지효율과 빠른 충전시간 등 여러 장점들 때문에 앞으로 수소전기차 시장은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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