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미국 수출 규제 피하기 위해 중국 맞춤형 AI 칩 설계 재개

엔비디아(Nvidia)가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중국 고객들을 위해 인공지능(AI) 칩의 설계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5월 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알리바바 그룹,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의 주요 고객들과 협의하며, 미국 수출 규제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중국 시장에 공급 가능한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소식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지난 4월 중순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고객들과의 만남에서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문은 미국 정부가 H20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직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는 최대 55억 달러(약 7조 5천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AI 칩의 샘플이 빠르면 6월 중 제공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최신 세대 AI 칩인 ‘블랙웰(Blackwell)’의 중국 전용 버전도 여전히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해당 보도에 대한 로이터 통신의 문의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엔비디아 역시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은 중국 내 수요가 높은 핵심 제품으로, 그동안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으로의 고성능 칩 수출을 점차 제한해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차선책으로 맞춤형 칩 설계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